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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문가의 도서/음반 가이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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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adiohead

2018년 02월

배순탁 평론가

데뷔 25년차 거장 밴드의 선뜻 가리기 힘든 명반 5장

Radiohead, 내 평생의 최애 밴드다. 헌데 이렇게 고백하면, 대개 다음과 같은 질문이 들어온다. “’Creep’ 좋아하셨나봐요.”
미안하지만, 아니올시다. 최초 라디오헤드가 ‘Creep’으로 완전 떴을 때, 나는 진심으로 그 곡을 좋아하지 않았다. 내가 본격적으로 라디오헤드를 파기 시작한 건 2집 부터였다. 이 음반과 함께 라디오헤드는 인생 밴드가 되었고, 그 뒤로 단 한 장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바이닐(Vinyl)로 구비하고 있다. 물론 1집 는 빼고.
이렇게 갑자기 라디오헤드 이야기로 훅 들어오는 이유, 그건 재밌게도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와 관련이 있다. 이 앨범이 발표된 해는 1993년. 즉, 2018년부로 그들은 정식 데뷔 25년차 밴드가 된 것이다. 이미 라디오헤드는 현재진행형 거장이 된지 오래다. 공연마다 몰리는 엄청난 수의 관객이 말해주듯, 그들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라이브 밴드이기도 하다.
데뷔 25년이 된 그들은 아주 특별한 자격 하나를 부여받았다. 바로 <로큰롤 명예의 전당 The Rock and Roll Hall of Fame>의 후보 자격을 획득한 것이다. 그러나 얼마 전 발표된 로큰롤 명예의 전당 2018년도 리스트에 그들의 이름은 없었다. 그래. Nina Simone, The Moody Blues, Bon Jovi, Dire Straits는 인정할 수 있다. 그런데 The Cars가 되고, 라디오헤드는 떨어졌다고? 아무리 곱씹어봐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 하마터면 분노조절장애 걸릴 뻔했다.
어쨌든, 라디오헤드를 향한 내 사랑을 듬뿍 담아 다음의 리스트를 공개한다. ‘Creep’ 외에 라디오헤드의 명곡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껴보시라.

  • The Bends
    Radiohead
    ‘Creep’이라는 빅 히트 싱글이 있었음에도 1집 <Pablo Honey>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. 이유는 간단했다. 그들만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, 곡 간의 편차가 존재했던 까닭이다. <The Bends>가 라디오헤드 역사상 최초의 명반으로 꼽히는 이유는 정확히 이와 반대다. 우리가 라디오헤드하면 떠올리는 정체성이 완벽하게 확립되었고, 곡 간의 편차 역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. 장엄하고 아름다운 발라드와 격렬한 록 사운드가 인상적인 균형점을 일궈낸 앨범. 그 중에서도 ‘Street Spirit’, ‘Nice Dream’, ‘Fake Plastic Trees’, ‘My Iron Lung’ 등을 추천하고 싶다. 참고로 ‘High & Dry’는 라디오헤드의 프런트맨 Thom Yorke가 ''정말 최악인 곡''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. 그래서 ‘Creep’은 가끔씩 라이브에서 연주해도 ‘High & Dry’는 절대 하지 않는다.
  • Ok Computer
    Radiohead
    국내든 해외든 대중음악 최후 전성기는 1990년대였다. 수많은 걸작들이 발표되었고, 이 걸작들이 거의 대부분 ‘엄청나게’ 팔린 마지막 호시절이란 의미다. 그 걸작의 목록들 중에 바로 이 앨범, <OK Computer>를 최정상에 올려놓는 건, 이제 일종의 상식 비슷한 게 되어버렸다. 이 앨범의 진가를 알기 위해선 멀리 갈 필요도 없다. 70년대의 덥(dub)과 디제이 섀도우(DJ Shadow)의 작법을 끌어들인 ‘Airbag’, 라디오헤드판 ‘Bohemian Rhapsody’라 할 ‘Paranoid Android’만 들어봐도 이 앨범이 ‘뭔가 다르다’는 걸 절감할 수 있을 테니까. 만약 이 두 곡이 좀 어렵다 싶으면 서정미 넘치는 ‘No Surprises’나 ‘Let Down’ 혹은 영화 <로미오와 줄리엣 Romeo + Juliet>의 엔딩곡이었던 ‘Exit Music’을 먼저 선택해 내성을 키우길 추천한다. 장르라는 관습을 취해 그것을 전혀 관습적이지 않게 들리게 했다는 측면에서 <OK Computer>는 가히 동시대에 겨룰 자가 없는 작품이었다.
  • Kid A
    Radiohead
   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. 첫 곡 ‘Everything In Its Right Place’를 듣자마자 나는 ''이거 게임 끝났구만''이라고 확신했고, 그 결과 역시 과연 그러했다. 그러나 대다수 팬들은 당혹감을 느끼기도 했다. 말 그대로 ''기타가 사라졌기 때문''이었다. 그들은 전자음으로 부유하듯 소리의 우주를 탐사했고, 이를 통해 ‘이것이 미래의 사운드트랙’이라는 인상을 던져줬다. <OK Computer>가 혁신의 시작이었다면, <Kid A>는 혁신의 끝판왕 같은 앨범이었다. 가끔씩 꺼내듣고 언제나 놀라게 되는 음반. 수록곡들 중 내 영순위를 꼽으라면 무조건 ‘Idioteque’를 선택하겠다
  • Amnesiac
    Radiohead
    <Kid A>에 실리지 못한 곡들을 위주로 제작된 앨범이지만 그 감동은 못지 않다. 그 중에서도 ‘You And Whose Army’는 꼭 감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. 이 곡, 영화 <그을린 사랑 Incendies>에 삽입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. ''라디오헤드가 곡을 쓰라고 허락하다니 대체 어떤 영화길래!'' 그래서 나도 이 영화를 봤는데, 라디오헤드의 음악만큼이나 엄청난 작품이다.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 영화도 꼭.
  • In Rainbows
    Radiohead
    나에게 언제나 최대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앨범이다. <OK Computer>와 이것 중 과연 어떤 음반이 라디오헤드 최고작인가, 망설이게 되는 까닭이다. 이 음반은 무엇보다 레코딩도 훌륭하지만 ‘From the Basement’ 라이브가 최고시다. 유튜브에서 다 볼 수 있으니 필수 관람 요청한다. 도저히 곡을 꼽을 수 없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면 ‘Reckoner’와 ‘Nude’, ‘House of Cards’, ‘Weird Fishes/Arpeggi’… 에이, 그냥 다 들었으면 좋겠다. 마땅히 그래야 하는 작품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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